한국 여자야구, 아시안컵 4위…‘프로리그’가 필요하다

한국여자야구연맹
2025-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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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4위 불구 메달 도전은 좌절
WPBL 도전·예능 ‘야구여왕’ 참여로 확장 가속
정식 리그·인프라 구축은 여전히 남은 과제
여자야구가 '비주류 종목'이라는 인식을 벗고, 국제무대와 국내 생활체육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2025 아시아야구연맹(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선수 구성과 경기력, 해외 진출 가능성 등이 동시에 주목받았다.

이번 대회에는 일본·대만·중국·필리핀·파키스탄 등 총 10개국이 참가했으며, 대표팀은 투수 7명, 내야수 5명, 외야수 3명, 포수 2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다. 한국 대표팀은 1일 열린 슈퍼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세계랭킹 2위 대만에 6-8로 역전패한 데 이어, 다음날 3~4위전에서도 홍콩에 5-6으로 패하며 최종 4위에 머물렀다. 2023년에 이어 2연속 메달을 노렸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냉혹한 성적표 뒤, '겸직선수'들의 현실

이러한 성적표 뒤에는 '겸직 선수'들의 현실이 있다. 여자야구 대표 선수들은 대부분 직장인, 대학생, 사회인이다. 프로는커녕 정식리그도 열악한 상황에서 훈련과 생업을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좌절 속에서도 희망은 빛났다. 대표팀 에이스 1선발인 김라경은 필리핀전에서 7이닝 109구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김라경은 일본 프로야구(NPB) 산하 여자팀 사이타마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활약 중이다. 슈퍼라운드에서 3번 타자 유격수 박주아가 3타수 3안타 4타점을, 4번 타자 포수 김현아가 4타수 3안타 5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는 등, 열악한 환경에서도 선수 개개인의 잠재력은 세계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여자야구는 7이닝제이며, 15점 차 4회 콜드게임·10점 차 5회 콜드게임 규정이 적용된다. 경기 규칙과 환경은 남자야구와 동일하지만, 리그 시스템·전문 인프라·지원 체계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10월 29일 스리랑카전 시작 전, 대한민국 여자야구 대표팀이 그라운드에서 결의를 다지고 있다(사진:BFA 제공).

미디어와 프로구단이 만든 여자야구 확산 동력

여자야구의 성장은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여성 스포츠' 열풍과 궤를 같이한다. 여성들의 생활 스포츠 저변 확대를 이끈 '골 때리는 그녀들' 등의 예능 프로그램은 여성들이 스포츠를 '보는 것'에서 '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변화를 불러왔다.

이러한 흐름을 타고 여자야구 역시 대중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게 될 전망이다. 채널A는 11월 말, 새 스포츠 예능 '야구여왕' 방영을 준비 중이다. 각기 다른 스포츠 종목의 여성 선수들이 야구에 도전하는 리얼리티 형식으로 제작되는 이 프로그램의 공식 팀명은 국내 50번째 여성 야구단인 '블랙퀸즈'이며, 단장은 '골프 여제' 박세리, 감독은 '코리안 특급' 추신수가 맡아 방영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디어가 만들어 낸 관심은 곧 리그와 선수 저변 확대로 이어지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디어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여자야구는 실질적인 인프라 확장의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특히 프로야구단의 참여는 여자야구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

롯데자이언츠가 진행한 '2024 자이언츠배 여자야구대회'는 프로야구단이 여자야구와 손잡고 진행한 최초의 대회였다. 나인빅스, 레이디스 등 총 8개 팀이 참가해 기량을 겨뤘다. 롯데자이언츠배 대회같은 프로구단의 후원은 여자야구의 풀뿌리 기반을 다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꿈의 무대 도전, 프로야구선수를 향하여

한국 여자야구의 성장은 이제 세계 무대로 향하고 있다. 2026년 미국에서 70년 만에 여자 프로야구 리그(WPBL·Women's Pro Baseball League)가 출범한다.

WPBL 출범을 앞두고 열린 트라이아웃에 한국 여자야구 선수 4명이 최종 드래프트에 참여할 자격을 얻는 쾌거를 이루었다. 아시안컵에서 맹타를 휘둘렀던 박주아, 김현아 등이 11월 드래프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이 지명받는다면,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프로 야구 선수'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대회·도전 이후…남은 과제는 '프로리그'

2025 BFA 여자야구 아시안컵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투지와 잠재력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의 희망과, 프로리그 부재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야구여왕'과 같은 미디어의 관심과 프로구단의 지원은 여자야구의 성장세를 견인할 것이다. 그러나 선수들이 생업에 신경 쓰지 않고 오직 야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프로리그 창설과 인프라 투자로 이어지는 것이 선결 과제이다.

WPBL 도전과 국내 리그의 확장이라는 두 가지 희망적인 움직임 속에서, 한국 여자야구는 지금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만큼 간절히 '봄'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여자야구 선수들의 노력이 지속 가능한 성장 궤도를 그리며 안착할 수 있도록, 이제는 국가와 기업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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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CIVICNEWS(시빅뉴스)(http://www.civicnews.com) 취재기자 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