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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현장] 공 느리고 볼넷 쏟아져도… '그녀들의 가을'은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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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여자야구연맹 작성일18-11-14 20:54 조회12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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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좀 느리고, 실수는 잦아도 야구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11일 제6회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전(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이 끝난 후 선수들이 모자를 하늘 높이 던지는 세리머니를 하며 기념촬영을 했다. /박상훈 기자 

 

 

LG배 女야구 서울 나인빅스 우승
공인중개사·교사 등 직업 다양… 주말훈련 참가 위해 이직하기도

 

"보통 여자들끼리 모이면 예뻐지는 비법에 대해서 수다 떨잖아요. 저희는 멍 빨리 빼는 법이나 허벅지 근육 키우는 요령 공유하기에 바빠요. 꽃미남 연예인보다 구속 빠른 투수, 송구 잘하는 포수가 저희 눈엔 훨씬 멋져요."

11일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제6회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 결승전이 열렸다. 지난달부터 3주간 달려온 '그녀들의 가을 야구' 마지막 무대였다. 이번 대회엔 39개 팀 830여명이 기량을 겨뤘다. 영상 3~4도를 오간 쌀쌀한 날씨에 빗방울이 오락가락하고, 미세 먼지의 습격까지 있었지만 그라운드는 챔피언 자리를 놓고 맞붙은 서울 나인빅스와 양구 블랙펄스 선수들이 내뿜는 열기로 뜨거웠다. 이날 2회에만 8득점을 기록하는 등 10안타를 몰아친 나인빅스가 블랙펄스를 11대5로 꺾고 2014년 이후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포수 양인숙(33)씨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내야 뜬공으로 잡아내자 선수들이 마운드 위로 달려와 엉켰다.

 

여자 야구는 남자 경기를 0.5배속으로 재생한 것 같다. 시속 90㎞대 공만 던져도 '강속구 투수'다. 실수도 잦다. 경기당 볼넷이 10개 이상은 기본. 포수 견제 능력이 떨어져 1루 주자는 2루까지 도루를 예약했다시피 뛴다. 이날도 양팀 통틀어 볼넷 22개, 도루 23개, 폭투 4개가 터져 나오는 등 일반 야구와는 사뭇 다른 전개로 흘렀다.

하지만 '그녀'들이 그라운드에 쏟아내는 열정은 보는 사람을 감동시킨다. 13년 전부터 나인빅스 창단 멤버로 활동하는 최수정(43)씨는 "설날과 추석만 제외하고 매주 주말 4시간씩 훈련한다. 훈련 장소도 여의치 않아 전국을 오가며 모이는데 출석률이 90%를 넘길 정도로 다들 야구에 푹 빠져 있다"면서 "어김없이 함께 훈련한 게 우리의 우승 비결"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나와 대기업에서 일하다 주말 야구 훈련을 사수하기 위해 회사를 옮겼을 정도다. 다른 팀원들도 공인중개사, 중학교 교사, IT 보안업체 직원 등으로 일하다 주말엔 방망이를 집어 든다.

부상은 야구를 하기 위해서 감수해야 할 숙명이다. 피부가 검게 타고 잡티가 느는 건 애교 수준이다. 주루 플레이를 하다 발목을 다치거나 타석에서 공에 맞아 시퍼런 멍이 드는 일이 부지기수다. 블랙펄스의 포수 이빛나(29)씨는 지난 해 경기 중 얼굴을 공에 강타당해 안와골절 부상을 입었다. 자칫하면 시력을 잃을 뻔했는데 멍이 가시자마자 투명한 보호안경을 끼고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이날 결승전에도 발목이나 어깨에 테이핑한 선수들이 한 베이스를 더 가려고 악 소리 내며 뛰었다. 경기 최우수선수에 뽑힌 염희라(29)씨는 "올겨울 동계훈련에 집중해 내년에도 우승하겠다"고 환하게 웃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2/201811120017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