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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SC 야구월드컵]그 후① 女야구는 20명의 김라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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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여자야구연맹 작성일18-10-23 15:37 조회97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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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N스포츠=김유정 객원기자] '2018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이 일본의 우승으로 10일 간의 대회를 마무리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승6패를 기록하고 참가국 12개 팀 중 10위를 차지했다. 애초 목표로 삼았던 슈퍼라운드 진출과 세계랭킹 7위 유지를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여자야구의 현주소와 방향성을 확인한 뜻 깊은 대회였다.

◇ 높은 세계의 벽, 부러운 일본과 대만

한국 여자야구연맹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국가대표 선발체계를 완전히 바꿨다. 기존 연맹 선발 처제에서 트라이아웃으로 공개 전환한 것이다. 전국에 숨어있는 새얼굴을 발굴해 최상의 전력을 꾸리겠다는 생각이었다.

공고가 나가고 난 뒤 10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대표팀에 지원을 했고, 테스트를 거쳐 지난 3월 상비군이 꾸려졌다. 이후 한국 대표팀은 생업전선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배려해 주말마다 경기도 화성에서 합숙훈련을 진행했다. 최종 선발된 20명의 대표팀 선수들은 기록적인 폭염이 쏟아지는 날에도 어김없이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렸고, 희망적인 미래를 그렸다. 동봉철 여자야구대표팀 감독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나도 선수들도 코칭스태프도 야구에 매진했다. 잘 준비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대회 뚜껑을 열어 보니 세계의 벽은 높았다. 대회 첫 경기였던 네덜란드전을 제외하고 내리 4연패하며 슈퍼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순위 결정전에서도 홍콩전을 제외하고 쿠바와 호주를 상대로 고개를 숙였다. 동봉철 감독은 "우리는 김라경이라는 에이스 한 명을 데리고 야구를 했지만, 다른 팀은 엔트리 20명 전체가 김라경이다. 그게 아직 우리 여자야구가 풀어야할 숙제”라고 현실을 직시했다.

냉혹한 현실 앞에서 한국 여자야구대표팀의 눈을 사로잡은 건 ‘여전히 강한’ 일본과 ‘강해진’ 대만이었다. 일본과 대만은 이번 대회 결승전에서 마주했다. 개최국의 자존심을 살리고 일본을 잡겠다는 명목 아래 최상의 전력을 꾸린 미국도, 아시아권 선수들과 비교해 체격이나 힘에서 월등히 뛰어난 남미 팀들도 일본과 대만 앞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결국 일본은 대만을 꺾고 여자야구월드컵 사상 30경기 연속 승리라는 대기록을 달성,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 ‘육성’을 통한 기량 업그레이드의 필요성

한국 여자야구는 강해지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답은 일본과 대만에 있다.

김세인 한국여자야구연맹 운영부회장은 “같은 아시아권인 일본과 대만, 우리나라 선수들을 겉으로 비교하면 크게 다를 게 없다. 체격이 비슷하다는 얘기다. 미국이나 남미 선수들을 상대로 진 것이 결코 체격 문제가 아니다”면서 “우리가 일본, 대만과 결정적으로 다른 하나는 기술력이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하면서 높아진 기술적 완성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 중 대부분이 성인이 돼서 야구를 시작했다. 그마저도 생업과 병행한다. 통상적으로 운동은 20살 넘어서 10년 하는 것보다 어려서 3년 하는 것이 기술적인 향상적인 면에서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우승 확정 후 아야미 사토가 세리머니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WBSC 제공

 
우승 확정 후 아야미 사토가 세리머니를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WBSC 제공
 
실제로 이번 월드컵에서 4경기에 등판해 3승, 평균자책점0.37(19이닝 1자책)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달성하고 대회 MVP를 차지한 일본 투수 아야미 사토(29‧Ayami Sato)는 ‘이미 고등학교 때 자신의 투구 기술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일본은 지난 1948년에 최초의 프로팀이 창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여자야구가 시작됐다. 여자선수들이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야구를 접했고, 선수층이 두터워지면서 실업리그와 프로리그가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 중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는 일본이 가진 여자여구의 인프라와 체계적인 시스템에 대해 소개하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세계의 여자야구 발전을 위해 일본을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이다.

일본과 달리 대만에는 프로리그나 실업리그가 없지만, 어려서부터 여자선수들이 야구와 소프트볼을 특별활동을 통해 학교에서 쉽게 접한다. 때문에 대만은 실업팀 수준의 클럽야구를 하고 있다. 기술과 체력적인 면에서 우리나라와 차이가 나는 이유다.

특히나 대만 여자야구는 지난 2016년부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시작하면서 대만 내에서 여자야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 육성을 위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늘어나고 있다. 대만 여자야구대표팀 감독은 “중국과 타이베이 야구 협회는 전국 토너먼트를 조직하고 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리그 발전을 위한)모든 것이 잘 돼가고 있다”면서 “앞으로 2년 안에 우리는 더욱 성장할 것이며 결승에서 다시 일본에 도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국 육성을 통한 기량 업그레이드만이 한국 여자야구가 강해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인 것이다.
 
김라경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김유정 객원기자
김라경이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지고 있다. 사진=김유정 객원기자

◇ 20명의 김라경은 인프라와 지원이 만든다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김라경은 리틀 야구를 시작으로 꾸준히 야구를 해왔다. 현재는 나이제한으로 인해 리틀 야구단에서 나와 사회인리그에서 야구인생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번 대회에 투수로 합류해 팀이 필요한 순간에는 어김없이 마운드에 올랐으며,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김라경에 대한 대표팀의 의존도는 높았다.

김라경과 함께 대표팀의 막내인 이지혜도 어려서부터 고등학교 1학년인 지금까지 야구공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봉철 감독은 “두 선수를 보면 어려서부터 야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충분히 설명 된다”고 말했다.

김세인 운영부회장은 “김라경과 이지혜의 성장케이스가 결국 여자야구의 미래다. 이 두 선수를 앞으로 어떻게 활용을 해서 이 두 선수와 같은 선수들이 많이 나올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연맹이 풀어야하는 숙제”라고 강조했다.

구상은 있다. 김세인 운영부회장은 “리틀야구 연맹과 협조해 앞으로 유소년 대회에서 각 팀에 여자선수 한 명을 무조건 출전시키거나, 팀 창단 시 일정 수준의 여자 선수를 보유하면 혜택을 주는 등의 방안을 추진하고 싶다. 더 나아가 여자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서라도 전국 소년체전에 팀을 만들어 참가하거나, 중・고등학교에서 여자 선수들을 받아주는 방향도 고려해 봐야한다”면서 ”결국은 한국 여자야구를 위한 각계각층의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그것이 바탕 돼야만 제 2의 김라경을 키울 수 있는 육성 인프라가 완성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김유정 객원기자, WBS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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